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잡담

전기자전거로 배민 커넥트만 해서 살아보기

by 복치복치개복치 2021. 3. 19.

퇴사와 함께 찾아온 코로나는 저의 인생 난이도를 많이 어렵게 만들었습니다. 저축한 돈은 하염없이 빠져나가기만 하고 있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. 그래서 저는 요즘 길거리에 보부상처럼 뚜벅뚜벅 걸어 다니면서 배달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사라져 가는 돈을 좀 붙잡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.

 

처음엔 걸어서 배민 커넥트를 시작했습니다. 근데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안 주시더라고요. 아이스크림이라도 배달 배정을 받게 되면 저는 마음이 너무 촉박해졌습니다. 주어진 시간은 겨우 10분 남짓인데 가야 할 거리는 '이게 맞나' 싶은 거리가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. 배달 몇 건 뛰었는데 너무 지쳐버렸습니다.

 

그래서 자전거는 너무 힘들 것 같고 그렇다고 오토바이는 너무 본격적이고 그 중간 지점인 전기자전거로 타협을 봤습니다. 

 

새 전기자전거를 살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비싸서 바로 중고나라를 켰습니다. 배민 커넥트가 핫한지라 좋은 중고자전거 매물들은 정말 빠르게 팔렸습니다. 그렇게 눈팅을 하는데 좋은 매물이 바로 집 근처에 나와서 냉큼 사버렸습니다. 바로 직거래로 사서 집까지 타고 와서 몇 가지 인증을 거친 후 배민 커넥트를 시작했습니다.

 

저는 적당히 하루 먹을 정도만 벌 생각이었기 때문에 가장 돈 많이 주는 시간에 잠깐 치고 빠지는 전략을 세웠습니다. 프로모션 금액이 가장 센 시간을 정해서 운행을 했는데요. 프로모션은 꽤나 자주 바뀌기 때문에 하실 때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. 제가 처음 했을 때는 5시부터 8시 사이 6건 완료하면 5000원을 더 주는 프로모션이 있었는데 딱 3시간 하니깐 4만 원 정도가 벌어졌습니다. 3시간에 4만 원이면 시급 13000원 정도 되는군요.

 

저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5만 원 정도면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넘치는 금액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직장이 아닌 스스로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라 생각보다 매일매일 하게 되진 않았습니다. 그리고 평일에는 가끔 정말 배달이 안 잡힐 때도 있었습니다. 참을성이 없는 저는 30분 정도 안 잡히면 집으로 가버렸습니다.

 

다시 잔고는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. 그래서 이제는 하루에 1건이라도 무조건 한다는 마인드로 하고 있습니다.

 

해보면서 느낀 점은 날씨가 좋을 때는 이만한 꿀 직업이 없다는 점이고 그렇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게 되는 이런 삶이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는 못하다는 느낌도 살짝 들었습니다.

 

프리랜 서란 게 이런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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